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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만나면서 슬픔을 느껴본 적이 많지 않다.
아이들의 밝은 미소 덕분에 나는 아이들에게서 슬픔을 발견하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아이들의 밝은 면만을 보려고 노력했는지도 모른다.
애써 외면한 슬픈 부분들은 그냥 가슴에 남기자고 다짐했는지도 모른다.
이 소년을 만나면서 눈이 참 슬퍼보인다고 생각했다.
많은 아이들 속에서 유난히 슬퍼보이던 소년의 눈빛.
그 눈빛을 카메라에 남겼다.
집에 돌아와 사진을 확인하면서 소년의 눈에 비친 내모습을 발견했다.
소년은 나를 유리 처럼 투명한 자신의 눈속에 간직하고 싶었나보다.
그래서 그렇게 오래도록 나를 바라봤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들었다.
-에티오피아에서, 지금은 청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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